
구로구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가, 왕복 대중교통으로만 1시간 40분이 넘게 걸린 길이라 그냥 집에 돌아가기가 너무 아깝더라고요. '언제 또 여기까지 오겠나' 싶어 평소 네이버 지도에 저장해둔 맛집 목록을 열어보았습니다.
마침 근처 부천역에 간짜장으로 유명한 '향원'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지하철 3코스 거리라 망설임 없이 바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 평일 비 오는 날 40분 웨이팅? 맛집의 위엄
부천역에서 도보로 7분 정도 걸어가니 아담한 중식당 향원이 나타납니다.
평일 점심시간(12시 조금 넘은 시간), 게다가 비까지 내리는 날씨였는데 세상에나... 대기 인원만 20명은 되어 보였습니다. '이 날씨에 이 시간에 웨이팅이라니!' 맛집은 맛집이구나 싶었죠.
다행히 대기 공간 쪽에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어 시원하게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음식 하나 먹으려고 이렇게 줄 서보는 것도 참 오랜만이네요. 약 40분의 기다림 끝에 이모님의 반가운 호출을 받았습니다.
Tip. 가게 입구에 "혼자 오실 경우 합석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으니 혼밥 방문 시 참고하세요!



📜 메뉴판과 추억의 계란국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스캔해봅니다. 이곳의 시그니처이자 원탑은 단연 간짜장! 잡채밥도 그렇게 맛있다는데, 2인 이상 주문 가능이라 혼자 온 저로서는 아쉽게 구경만 해야 했습니다. 소식좌라 탕수육까지 시키지 못하고 깔끔하게 간짜장 한 그릇만 주문했습니다.
기본 반찬은 양파, 춘장, 단무지가 제공됩니다. (김치는 요청하면 주시는 듯한데 혼자라 기본 찬으로 만족하기로!)
그리고 이곳의 숨은 치트키! 셀프코너에서 가져다 먹을 수 있는 계란국입니다. 살짝 얼큰하면서도 후추 향이 기분 좋게 감도는 계란국인데, 옛날에 볶음밥 시키면 나오던 딱 그 추억의 맛이더라고요. 요즘 중국집은 죄다 짬뽕국물만 줘서 아쉬웠는데, 진짜 오래간만에 만나서 너무 반가웠고 맛도 기가 막혔습니다.




🍳 간짜장의 교과서 등장 (간짜장: 9,500원)
웨이팅하는 동안 이모님이 메뉴를 미리 적어가신 덕분에, 자리에 앉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음식이 나왔습니다.
비주얼부터 이미 '간짜장의 교과서' 그 자체입니다. 면 위에 예쁘게 올려진 계란후라이와 완두콩! (전라도 쪽은 오이채도 올라가죠 ^^) 갓 볶아내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짜장 소스에서는 잘게 썰린 양파의 진한 향이 코끝을 자극합니다.
망설임 없이 소스를 면 위에 전부 투입해 봅니다. 흔해빠진 물짜장이 아니라, 젓가락으로 비비기 뻑뻑할 정도로 꾸덕함이 살아있는 진짜 간짜장입니다.
야무지게 섞어서 한 입 크게 넣어보니, 간짜장 특유의 약간 짭쪼름하면서도 고소하고 깊은 풍미가 입안에 가득 차오릅니다. 요즘은 짬뽕 잘하는 집은 많아도 짜장 제대로 볶는 고수 집 찾기는 정말 힘든데, 오랜만에 제대로 된 '간짜장 고수'를 만난 느낌이었습니다.

✍️ 총평
대중교통으로 먼 길 달려와 40분 기다려 먹은 보람이 확실히 있었던 부천 향원. 간짜장 본연의 묵직하고 꾸덕한 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일부러 찾아가서 먹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곳입니다.
집에서 거리가 너무 멀어 언제 또 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다시 부천역에 오게 된다면 그땐 누군가와 함께 와서 짬뽕이랑 탕수육, 잡채밥까지 꼭 다 맛보고 싶네요! 😋
내돈내산으로 정말 맛있게 잘 먹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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