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 정말로 오랜만에 고등학교 모임을 하고 왔어요. 고등학교 동창들 모임이니까 알게 된지는 벌써 20년도 훨씬 지난 진짜배기 친구들이죠. 매월 일정 회비를 납부하고 1년에 두 번 만나는 모임이지만, 코로나를 이유로 못 본 게 벌써 3년이 다 되어갑니다. 드디어 이번에 오랜만에 모임을 하기로 했고, 논현동의 멋스러운 곳에서 만나고 왔어요.

스시롭다! 논현동에 위치하고 있어요. 간판 사이즈 대비해서 멀리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논현역에서 대략 도보로 5분 정도 걸리는 거 같고요. 저희는 2층에 따로 준비된 프라이빗 룸으로 예약했어요. 룸이 있어서 단체 모임에는 아주 좋을 거 같습니다. 룸이 아니더라도 1층이 생각보다 넓어서 회나 초밥을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와볼 만할 거 같아요.

2층에 있는 프라이빗 룸입니다. 이것 말고도 여러 개의 룸이 있는 거 같아요. 이 날 저희 팀이 대략 12명 정도였는데 룸이 꽉 차더군요. 남자만 12명이라 ㅋㅋ 중간에 에어컨도 나오고 일단 룸은 마음에 들었어요! 술도 마시고 이야기도 많이 하다 보니 더워지더군요. 오늘 주문한 코스는 1인분에 12만 원짜리 가이세키 코스 요리입니다. 과연 어떤 음식이 나올지! 시작해봅니다!

좌석에는 이렇게 기본 세팅이 되어 있었네요! 너무 배가 고파서 금방 먹어버렸지만. ㅎㅎ 지금 생각해보니 가이세키 요리라고 해서 특별한 건 없었어요. 따로 죽 같은 요리가 나왔다면 좋았을 텐데. 철저한 안주 혹은 요리 위주로 나왔던 거 같습니다. 아래로 요리 사진을 빠짐없이 찍었지만 호불호가 매우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부터 하나씩 올려볼게요!

첫 번째 음식이 나왔어요. 가볍게 오징어무침? 과 향긋한 봄을 알려주는 음식이 나왔네요. 음식을 가져다주실 때마다 설명을 해주셨는데 안타깝게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ㅋㅋ 가운데에는 양주잔 비슷한데 양주는 아니고 해초 같은? 폰즈 소스 비슷한 음식이었어요. 친구들은 먹기에 살짝 거부감이 있는 모양인데 저는 상큼하고 좋았습니다. 시작부터 호불호가 강력합니다!

두 번째 요리는 참치와 몇 가지 회가 나왔네요. 회는 모두 숙성회인 거 같고, 식감이 굉장히 좋더군요. 요리의 양은 코스요리다 보니까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조금씩 나온 거 같습니다. 역시 저에게는 맞지 않는 거 같아요. ㅋㅋ 음식이 한 번에 모두 나오는 게 좋은 거 같은데 말입니다. 오늘은 코스요리니깐 두 번째 요리가 나오고 모두 수긍하는 분위기였어요. 첫 번째 음식 나오고 다들 촌놈인지라 여기저기서 아우성이었거든요. ㅋㅋ 왜 이렇게 음식이 조금씩 나오냐... ㅋㅋ

세 번째로는 장국이 나왔습니다. 가운데 커다란 조개? 가 한 개 들어가 있었고요. 조개 덕분인지 굉장히 시원한 장국이었습니다. 다만, 일부러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미지근한 온도여서 맛이 살짝 떨어진 느낌이더군요. 따뜻하게 먹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매생이가 들어있는 장국은 처음인데 맛은 좋았어요! 몸에도 좋을 듯합니다.

네 번째는 아니고요! 콜키지가 2병까지 프리이기 때문에 직접 가지고 온 양주입니다. 무려 밸런타인 30년 산이죠. 하지만, 숫자가 벌써 10명이 넘어가다 보니 저도 두 잔밖에 마시지 못했어요. ㅋㅋ 맛보기로 가져온 거 치고는 너무 비싼 술이었네요. 맛만 보고 끝이 나버렸어요. ㅋㅋ

오랜만에 마셔보는 양주입니다. 그동안 참이슬, 진 로이즈 백만 마셨는데 위장께서 호강하시겠네요. ㅋㅋ 처음 한잔만 스트레이트로 마시고 두 번째는 얼음과 함께 마셨어요. 이제 나이도 있고 예전처럼 원샷 하기에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는군요. 흑흑.

밸런타인 30년 산 양주가 끝나갈 무렵 다급하게 주문을 시켰어요. 고급 자리에서까지 참이슬을 마실 수는 없고, 일품 진로로 주문한 거 같네요. 개인적으로 화요가 먹고 싶었지만 오랜만에 일품 진로로 마셔봅니다! 25도의 강렬한 맛이 아주 좋습니다. ㅋㅋ

다음으로 나오는 요리는 바로 우니 (성게)입니다. 지난번 여의도에서 만났을 때 성게를 모르는 친구가 있길래 얘기를 해줬는데, 그 뒤로부터 맛있다고 한 친구 말이 떠오르네요. 나오자마자 한입에 넣고 보니 사라졌습니다. 우니 밑에는 참치살과 밥이 섞여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이 날 먹었던 음식 중에 제일 맛있었던 거 같네요.

제일 좋아하는 장어입니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게 민물장어라는 설명이 기억납니다. 장어를 정말로 오랜만에 먹었는데 딸내미 생각이 나더군요. 장어 구워주면 아주 맛있게 잘 먹었거든요. ㅋㅋ 장어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맛있습니다. 장어는 정말 언제 먹어도 너무 너무 맛있는 음식입니다!

친구 녀석의 조언에 따라 일품 진로 + 레몬 + 토닉워터 조합으로 마셔봤는데 다음날 숙취도 없고 정말 맛있더군요! 역시 이제는 스트레이트보다는 오래 버틸 수 있는 조합으로 마시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예전처럼 무조건 술만 많이 마시는 거는 이제 지양해야겠습니다. 나이도 나이라서 적절하게. 제 몸은 제가 지켜야죠. ㅋㅋ

와우! 다음으로 랍스터가 나왔어요! 랍스터를 이렇게 먹어보기에는 처음인 거 같아요! (촌놈 인증ㅋㅋ) 그런데, 랍스터 껍질 안에도 먹을 게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ㅋㅋ 내용물은 사진에 나와있듯이 모두 요리가 되어 있고, 껍질은 단순 디스플레이용이었습니다! ㅋㅋ 아스파라거스 한 개와 랍스터의 맛있는 살이 전부지만. 정말 맛있더군요. 아주 강렬한 맛이 좋았어요!

다음으로는 소고기 3점이 나왔습니다. 첫 번째 소고기에 살짝 보이는 검은색의 정체는 바로 캐비어라고 하네요? ㅋㅋ 캐비어도 이날 처음 봤습니다. ㄷㄷ 캐비어가 비싸다고는 들었지만 이렇게 조금 나올 줄은 몰랐네요. 당연히 어떤 맛인지도 알기 힘들 정도입니다. 입으로 들어가는 순간. 소고기가 맛 외에는 잘 모르겠더군요. ㅋㅋ

마지막입니다. 벌써요?라고 나도 모르게 입에서 나오더군요. 마지막 디저트로 과일과 모나카 아이스크림이 나왔습니다. 음식의 마지막 장식으로 산뜻한 과일과 시원한 아이스크림의 조합은 나쁘지는 않았어요. 이 정도 양이 술을 마셨는데 느끼는 생각은 안주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앞서 적었던 대로 오늘은 1인분에 12만 원의 고가 코스 요리였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좋은 경험이었지만, 내 돈 내고 오기에는 많이 비싸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12만 원의 요리라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지 않을까. 프라이빗 룸과 친절한 서비스는 좋았지만. 음식만 놓고 보기에는 굉장히 아쉬웠습니다.